탐사

지역호감도

선비의 고장에서 만나는 옛 서원, 회연서원

옛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 하면 흰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고고히 걷는 선비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트래블피플이 많을 것. 예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처럼 생각되기 때문일까, 우리나라 곳곳에는 ‘선비의 고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곳들 여럿 있다. 본고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지역인 성주군 또한 그러한 곳. 선비의 고장에서 서원을 찾는다면 옛 멋이란 것을 확실히 느껴갈 수 있으니, 트래블피플에게 성주에 위치한 회연서원을 소개한다.

					
				

성주에서, 별들이 빛났다

대가천의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서원, 회연서원.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51호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자 조선의 명필, 한석봉이 쓴 현판을 달고 있는 곳, 청주 정 씨 문목공파 종중에서 관리하고 있는 곳, 그리고 성주팔경 중에서 제 3경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성주군의 회연서원은 한강 정구 선생의 뜻이 깃든 서원이다.

회연서원이란 곳은 본래 초당이었다고 전해진다. 조선 중기의 이름난 문신이었던 한강 정구 선생이 일찍부터 이곳에서 인재를 양성하였으니, 정구 선생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그의 제자들이 뜻을 모아 초당 자리에 정구 선생을 모신 서원을 건립하고 그 뜻을 이어 나갔다. ‘회연’이라는 이름이 내려진 것은 숙종 16년(1690년)의 일이다. 

성주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인 한개마을에서도 이름난 선비들이 줄줄이 배출되었으니, 그들 중 상당수가 회연서원에 들러 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성주군이 보유한 지명 중 하나인 ‘대가면(大家面)’ 또한 한강 정구 선생과 동강 김우옹 선생 등을 배출한 ‘큰 집’이란 뜻을 가진다 하니 회연서원을 키워드로 삼아 즐기는 성주에서의 ‘선비의 흔적을 찾는 일’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성주라는 지명은 ‘별 성(星) 자’에 ‘고을 주(州) 자’를 쓰니, 그대로 풀어 읽으면 ‘별의 고장’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 바라본 성주 땅의 모습이 별을 닮아 있다 하여 이런 지명이 붙었다고는 하나, ‘선비의 흔적을 찾는 일’을 테마로 성주를 찾았다면 이 별이란 것을 선비들의 총총히 빛나는 눈으로 간주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정구 선생의 뜻이 깃든 아름다운 서원

견도루에 올라서면 회연서원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올 것이다. 

회연서원을 둘러보기 전에는 한강 정구 선생이 어떤 인물인지를 알아가는 일이 큰 도움을 줄 것. 한강 정구 선생은 다섯 살 때부터 신동이라 불리고, 열 살에 이르러서는 <대학>과 <논어>를 이해하였으며 열세 살에 성주향교에서 역학을 배웠다 한다. 그의 스승이었던 이들 또한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 등의 걸출한 인물들이었으며, 임진왜란 때에는 의병을 일으켜 활약하였던 전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의 성품에는 제법 대쪽 같은 면이 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남명집>에서 정인홍이란 인물이 이황과 이언적을 배척하자 그와 절교하였고, 계축옥사 때에는 영창대군을 구하려 하였으며 1617년의 폐모론 때에는 인목대비를 위해 발언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그의 행보들은 후에 근기남인 실학파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으며, 성리학과 예학, 의약, 복서, 풍수지리 등의 여러 학문에 능통하여 그에게 학문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한다.

회연서원의 풍경 자체 또한 성주팔경 중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아름답다. 회연서원을 둘러볼 때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부분으로는 서원에서 응당 보기 마련인 제례공간과 강의공간이 일직선으로 나란히 놓여있다는 점이다. 서원은 보통 강당이 앞에 서고 사당이 뒤에 서는 전학후묘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니, 건물의 배치에 주목하여 회연서원을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400여 년의 수령을 가진 느티나무를 비롯하여 갖은 고목의 그늘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회연서원. 이 서원을 천천히 거닐어 보는 일만으로도 ‘옛 멋’이라는 것이 마음으로 와 닿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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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이승혜 취재기자

발행2016년 05월 19 일자